부동산경매에서 우선변제권의 효력발생 시점

등록일 : 2019-06-20 조회수: 437

부동산경매에서 우선변제권의 효력발생 시점



주택임차인(세입자) 입장에서 전세보증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임차한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 평생 모은 재산인 전세보증금을 한 푼도 못받고 쫒겨나는 경우를 뉴스에서 가끔 보게 된다. 얼마나 안타까운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기서는 주택을 대상으로 임차인이 알아야 할 우선변제권(優先辨濟權)의 효력발생 시점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경매는 규칙이 중요하고 애매한 상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일반적인 규칙을 논하면서 애매한 상황에 대해서는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주택임차인의 우선변제권은 무엇이고, 이것을 갖기 위한 요건은 무엇인가? 우선변제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보증금의 회수)에서 명시된 바와 같이,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주택임차인이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를 할 때에 임차주택(대지를 포함한다)의 환가대금(換價代金)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를 말한다. 이어서, 주택경매시 주택임차인이 갖추어야 할 우선변제권의 충족요건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네 가지 요건이 있으며, 이들 모두를 갖추어야만 비로소 주택임차인의 우선변제권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첫 번째는 주택임차인이 대항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임차한 주택을 점유(인도)하고 주민등록(전입신고)을 하여야, 이러한 대항요건을 모두 갖춘 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이 발생한다. 두 번째는 주택임차인이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확정일자는 주택임대차계약서의 체결날짜를 주택소재지의 주민센터나 읍⦁면사무소, 지방법원, 등기소, 공증인 등이 확인해주는 법률상의 일자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6). 세 번째는 주택임차인이 대항요건을 배당요구종기까지 유지해야 한다. 경매가 진행되는 배당요구종기 이전에 임차인이 임차권등기 없이 주민등록을 다른 곳으로 옮겨버리면 대항력은 물론 우선변제권도 상실한다. 네 번째는 주택임차인이 반드시 경매법원에 배당요구를 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배당요구를 경매법원이 정한 배당요구종기 이내에 하여야 한다.

이처럼, 주택임차인이 우선변제권의 효력을 갖기 위한 요건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그렇다면, 주택임차인이 갖는 우선변제권의 효력발생시점은 어떻게 될까? 우선변제권의 네 가지 요건 중에서 앞서 언급한 세 번째와 네 번째가 충족된다고 전제로 할 때, 첫 번째와 두 번째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근)저당권, (가)압류, 담보가등기 등의 말소기준권리와 비교하여 주택임차인의 우선변제권이 효력을 갖느냐 마느냐는 대항요건과 확정일자의 시점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이들 말소기준권리보다 주택임차인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의 효력발생시점이 빨라야 전세보증금을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다.

다음 <표>와 같이 다양한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소액임차인의 최우선변제권은 논외로 하고, 일반적인 우선변제권의 상황을 예시하였다. 대항요건인 전입신고(주민등록)와 주택점유(인도), 주택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 (근)저당권의 등기일이 <표>처럼 주어졌을 때, 주택임차인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에 의한 우선변제권의 효력발생시점을 (근)저당권의 효력발생시점과 비교하여 경매배당순위의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출처:부동산태인)

<표>의 ①~④처럼, 주택임차인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가 (근)저당권 등기일보다 모두 빠르다면, 주택임차인은 경매에서 (근)저당권보다 우선적으로 변제(배당)받을 수 있다. 반대로, ⑥과 ⑦처럼, 주택임차인의 대항력과 확정일자보다 (근)저당권의 효력발생시점이 빠르다면, (근)저당권이 우선적으로 배당받게 된다. 문제는 ⑤의 경우이다. 뉴스에 가끔 보도되는 경우이다. 주택임차인이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모두 갖춘 날짜에 주택임대인(소유자)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은행이 해당주택에 (근)저당권 등기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안타깝게도 경매배당순위에서 (근)저당권이 주택임차인보다 앞서게 된다. 현행법의 취지는 (근)저당권을 보호하기 위함이지만, 무엇인가 잘못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경우에는 주택임대인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⓼의 경우에는 주택임차인의 대항력이 (근)저당권보다 앞서지만, 확정일자와 (근)저당권은 동순위이다. 따라서, 주택임차인은 (근)저당권과 각각의 금액에 비례하여 안분배당 받고, 여전히 되돌려 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은 낙찰자인 매수인으로 부터 받을 수 있다. 즉, 매수인은 잔여 전세보증금을 인수하여야 한다. ⓽의 경우에는 주택임차인의 대항력이 (근)저당권보다 빠르지만, 확정일자는 (근)저당권보다 느리다. 따라서, (근)저당권이 배당순위에서 주택임차인보다 앞서기 때문에 먼저 배당받게 되고, 주택임차인은 대항력이 있어서 낙찰자인 매수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

⓾의 경우에는 다소 애매하고 복잡한 상황이다. 대항요건 중 주택점유(인도)를 6월 4일에 일부이사를 통해 하고 6월 30일에 전부이사를 통해 하였는데, 6월 20일에 (근)저당권 등기가 된 경우이다. 대법원 판례(2017.8.29. 선고 2017다212194 판결)를 통해 해석해 볼 때, 이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주택임차인의 대항력과 확정일자가 (근)저당권보다 앞서기 때문에 주택임차인이 (근)저당권보다 먼저 배당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까지 주택임차인의 우선변제권 효력발생시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전 국민의 상당수가 전세(보증부 월세 포함) 형태로 거주하는 상황에서 주택임차인의 우선변제권 효력이 언제 발생하는 지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이것은 당사자인 주택임차인 입장에서는 반드시 알아야 할 생활지식이고, 경매투자자 입장에서도 잘못된 권리분석으로 선순위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인수하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경매지식이다.

한편, 정부에서는 경매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주택임차인의 우선변제권에 대한 법적 규칙들을 좀 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 선의의 피해자가 줄어들고, 부동산경매가 좀 더 대중화됨으로써 사회 전체적으로 후생(social welfare)이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태인 칼럼리스트 세종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조덕훈

뉴스레터 구독신청하기 목록 인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