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권이 좋을까, 임차권이 좋을까

등록일 : 2022-08-09 조회수: 4091

전세권이 좋을까, 임차권이 좋을까



전세제도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 고유의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전세대출금리의 상승과 부동산정책 등의 영향으로 점차 전세제도가 축소되면서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비록 월세화가 진행되더라도 완전 월세가 아니라 반전세 내지는 부분전세(준전세)가 포함된 월세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택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전세금을 지키기 위해 전세권 등기를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임차권을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 좋을까? 여기서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전세권과 임차권에 대해 간략히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전세권과 임차권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전세권이란 민법 제303조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전세권자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여 그 부동산의 용도에 좇아 사용∙수익하며,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를 말한다. 임차권이란 임대인과 임차인사이의 임대차계약에 의해 임차인이 해당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전세권은 용익물권과 담보물권의 성질을 동시에 가진 물권이다. 물권이기 때문에 물건에 대한 지배권과 모든 사람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절대권을 가지며, 등기를 필요로 하고 성립순위에 따라 우선적 효력을 지닌다. 반면, 임차권은 채권이다. 채권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청구권과 특정인에 대해서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상대권을 가지며, 등기가 필요없고 채권자평등주의의 효력이 적용된다.

이처럼 전세권에 비해 임차권의 권리보호가 상대적으로 약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수많은 문제점이 대두되자, 부동산임차권에 대한 보호장치가 강화되었다. 이것을 ‘부동산임차권의 물권화 경향’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조치로 주택임대차보호법(1981년 제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2001년 제정)이 있다. 이를 통해 부동산임차권에 대해 대항력의 강화, 제3자의 사실적 침해의 배제, 존속기간의 보장, (최)우선변제권의 부여 등을 도모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택전세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권과 주택임차권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이것은 아래 <표>를 보고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출처 : 부동산태인)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전세권의 경우에는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반환해주지 않는다면 임차인인 세입자는 소송없이 곧바로 경매신청이 가능하고, 전세권 설정일을 기준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발생한다. 그러나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야 전세권 등기가 가능하고 최우선변제권이 없으며 선순위이더라도 매수인이 인수할 필요가 없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임대인의 동의받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동의를 받더라도 등기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주택임차권의 경우에는 임대인의 동의를 받을 필요 없이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고 주택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으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발생한다. 소액임차인이면 최우선변제권도 가능하다. 선순위 임차권자이면 배당받지 못한 부족금을 매수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다만, 경매신청시에는 전세보증금반환 지급명령 결정문이나 소송에서 승소판결문을 받아야 가능하다.

이처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1981년에 제정되면서 주택전세계약을 체결하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권보다는 주택임차권이 여러모로 편리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채권인 주택임차권이 몇몇 조건을 갖추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등의 효력을 지닌 권리로 물권화되었기 때문이다. 주택세입자 입장은 각각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앞에서 언급된 전세권과 임차권에 대해 잘 알고 올바르게 선택하여 본인의 권리를 단단히 지킬 필요가 있겠다.

부동산태인 칼럼리스트 세종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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